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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이 없던 어린 시절엔 동네 책방에서 책을 구입하곤 했다. 주로 주택가에 살았기 때문에 집 근처에는 없었고 30분정도 걸어 가야 번화가에서 서점을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절이었으니 주로 구입했던 책은 문제집이나 학습서였지만 그 보다 자주, 한 달에 한번씩은 컴퓨터 관련 잡지를 샀던거 같다. 사실 그 때 컴퓨터 잡지를 얼마나 이해 하고 봤던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게임에 관련된 부분만 열심히 보고 나머지는 별다른 '이해'없이 '읽기'라는 활동에만 집중했던게 아닐까 싶다.


이젠 인터넷에서도 깨끗한 책 사진을 찾기 어려운 '컴퓨터 랜드'


PC통신과 함께 컴퓨터 보급에 앞장섰던 컴퓨터 잡지 'PC Line'


물론 그런 책들만 샀던건 아니다. 언젠가는 클래식이라 불릴만한 고전 문학에 관심이 생겨 영미 문학이나 한국 문학책을 구입하기도 했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책, 영어에 관한 책들도 꽤 많이 구입했다 . 지금도 책장 한 구석에는 아직 읽지 않은 많은 문학책이 꽂혀 있다.


혼자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난 주로 책을 통해 배우는걸 좋아한다. 어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우선 관련 책부터 알아보고 괜찮아 보이는 책을 여러권 구매 한다. 서점에서 훑어 보고 산다고 해도 나중에 시간을 들여 자세히 읽다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고 서로 다른 책들의 장점을 내 나름대로 조합해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예전엔 제값을 못하는 책을 사게 되기도 했지만 많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젠 책 선택에 실패하는 경우는 극히 들물어졌다.


한때 언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설계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나의 가장 큰 관심 분야는 컴퓨터이다. 하지만 이젠 멀리 서점까지 가서 구매하지는 않는다. 가끔 서점에 가서 책을 훑어보긴 하지만 결국 구매는 인터넷 서점에서 한다. 종종 벌어지는 카드 할인 이벤트나 적립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확인한 2019년 도서 구매 금액과 치킨과의 비교


몇 년 전부터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매년 말이 되면 얼마나 책을 샀는지, 어떤 책들을 샀는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매년 약 100만원 정도의 책을 샀던거 같다. 상위 1%정도라고 하니 꽤 많은 책들을 사고 있는거 같다. 하긴 이젠 내 방에 책 둘 공간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이니 적진 않은거 같다.


책 구입이 수집인냥 방에 쌓여가는 책들을 보면 기분이 좋을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저 많은 책들 중 내가 정말 읽었다고 할 만한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값도 많이 올라 이젠 5만원짜리 책도 흔해 지는 요즘, 지난 번 산 책은 다 읽었나? 이번에 또 책을 사면서 돈을 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 무엇보다 너무 기술 서적에만 편중된 독서를 하는거 같아 걱정이다. 사실 기술 서적을 읽는 행위가 독서에 포함되는지도 의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제 또 구매한 '궁국의 기술' 서적


이젠 살만큼 산거 같은데 괜찮은 책을 발견하면 또 다시 장바구니를 채우는 나를 발견 하곤 한다. 이 책을 사지 않으면 남보다 뒤쳐지는 느낌이랄까? 남들만큼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을 책 구매로 해소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내년이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테니 그런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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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s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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